교회 언어에서의 '사용자 경험(UX)'

교회 언어에서의 '사용자 경험(UX)'

[ 뉴미디어이렇게 ]

이종록 교수
2022년 09월 05일(월) 15:44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사회의 가치 변화를 교회 운영과 언어 사용에도 반영해 보자.
'유엑스(UX)'는 '유저 익스피어리언스(User eXperience)', 즉 사용자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품도 그렇고, 용어도 그렇고, 사용자들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은 이것을 고려하지 않고는 제품을 판매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그렇다 보니 기업들도 여기에 자신들의 역량을 최대한 투입하는 모습이다.

디지털 시대가 소리나 글이 아니라 영상과 이미지의 시대라고 생각하는 건 옳지 않다. 디지털 시대에도 소리와 글은 여전히 중요하다. 특히 UX는 디지털 시대 글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한국교회는 과연 UX를 고려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한국교회가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접근을 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고, 때로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용어를 사용하는 모습도 보게 된다. 설교하는 목회자가 마치 강연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특히 예배 명칭에서 보이는 언어 사용은 매우 혼란하다. '주일 오후예배'를 '찬양예배'라고 명명했으면, 명칭에 맞게 찬양이 중심이 돼야 할 것이다. '수요기도회' 또는 '새벽기도회'는 기도가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게 당연하다. '특별 새벽기도회'는 특별히 기도하는 시간이어야 하는데, 특별히 길게 설교하는 예배인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왜 이렇게 명칭과 실제가 다른 것일까?

필자는 주일 낮예배, 주일 오후예배, 수요 예배를 한 주제로 연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주일 낮예배에 설교한 내용을 주일 오후예배에서 구역별로 모여 묵상하고, 내용에 맞는 찬송을 찾아서 부르는 등 활동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수요일에는 다시 말씀을 묵상하면서 기도제목을 나누고 함께 기도한다. 이렇게 하면, 한 주제를 가지고 예배와 학습, 그리고 나눔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이종록 교수/한일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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